부산 금정산 동쪽 기슭에 자리한 범어사(梵魚寺)는 1,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부산의 대표 사찰입니다. 도심에서 지하철과 버스로 닿을 수 있을 만큼 가깝지만, 산문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겹겹이 이어진 기와지붕 너머로 금정산 능선이 펼쳐져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들어요.
이 글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5월 하순에 다녀온 사진과 함께 범어사의 역사와 이름 이야기, 산문에서 대웅전까지 둘러보는 순서, 꼭 볼 만한 문화유산, 연등철 풍경과 계절별 볼거리, 교통·관람 정보와 금정산 등산 연계를 정리했습니다.
📌 범어사 한눈에 보기
| 항목 | 내용 |
|---|---|
| 위치 | 부산 금정구 범어사로 250 (금정산 동쪽 기슭) |
| 창건 | 678년(신라 문무왕 18년), 의상대사 창건으로 전해짐 |
| 소속 |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 |
| 주요 문화유산 | 대웅전(보물), 조계문(보물), 삼층석탑(보물), 등나무 군생지(천연기념물) |
| 관람료 | 없음 (2023년 5월부터 문화유산 관람료 면제) |
| 둘러보는 시간 | 경내만 1~1시간 30분, 등나무 군생지·암자까지 더하면 2~3시간 |
| 함께 갈 곳 | 금정산 고당봉·금정산성 (금정산국립공원) |
※ 법회·행사 기간에는 일부 전각 출입이나 주차가 제한될 수 있어요. 방문 전에 범어사 공지를 확인하세요.
🐟 '하늘의 물고기'가 내려온 절: 이름의 유래
범어사라는 이름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담겨 있습니다. 조선 시대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금정산 산마루의 바위 위에 늘 마르지 않는 샘이 있는데, 금빛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 샘에서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래서 산 이름은 '금빛 우물'이라는 뜻의 금정산(金井山), 절 이름은 '하늘나라(梵天) 물고기'라는 뜻의 범어사(梵魚寺)가 되었다고 해요. 이 샘은 지금도 고당봉 아래 바위 위에 '금샘'으로 남아 있어, 범어사에서 금정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 보는 명소입니다.
🏯 범어사의 역사
범어사는 신라 문무왕 18년(678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의상대사가 화엄 사상을 펼치기 위해 세운 이른바 '화엄십찰'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힙니다.
| 시기 | 내용 |
|---|---|
| 678년 | 의상대사 창건 (사적기 전승) |
| 1592년 이후 |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전각이 불에 탐 |
| 17세기 초·중반 | 대웅전 등 주요 전각을 다시 지음 |
| 근대 이후 | 경허·용성·동산 스님 등 이름난 선승들이 머물며 '선찰대본산'으로 불림 |
| 현재 |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부산·울산·경남 일대의 여러 말사를 둠 |
지금 남아 있는 전각은 대부분 임진왜란 뒤에 다시 지은 것이지만, 신라 때의 삼층석탑과 당간지주 같은 석조물이 오랜 역사를 말해 줍니다.
🚶 산문에서 대웅전까지, 둘러보는 순서
범어사는 산비탈을 따라 여러 단의 터를 쌓고 전각을 앉힌 구조라, 아래에서 위로 문을 하나씩 지나며 오르게 됩니다.
| 순서 | 장소 | 볼거리 |
|---|---|---|
| 1 | 조계문(일주문) | 돌기둥 네 개가 지붕을 받친 독특한 일주문 |
| 2 | 천왕문 | 사천왕상이 지키는 두 번째 문 |
| 3 | 불이문 | '둘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의 문 |
| 4 | 보제루 | 대웅전 앞마당으로 들어가는 누각 |
| 5 | 대웅전·삼층석탑 | 범어사의 중심 법당과 신라 석탑 |
| 6 | 경내 위쪽 전각들 | 관음전·지장전 등, 기와지붕 너머 금정산 조망 |
문을 하나씩 지날 때마다 계단이 이어지니 천천히 오르세요. 위쪽 마당에 올라서서 뒤를 돌아보면, 지나온 기와지붕들 너머로 겹겹이 이어진 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위쪽 마당에서 내려다보면 방금 지나온 불이문과 돌계단이 한 줄로 이어지고, 계단 양옆 담장을 따라 무지개색 연등이 길게 걸려 있습니다. 불이문은 부처와 중생, 너와 내가 둘이 아니다라는 뜻을 담은 문으로, 이 문을 지나면 보제루와 대웅전 영역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오른쪽에 홀로 높이 솟은 소나무가 산사의 분위기를 더해 줘요.

🏛️ 꼭 볼 만한 문화유산
조계문(일주문, 보물): 범어사의 첫 관문으로, 보통 나무 기둥을 쓰는 일주문과 달리 높은 돌기둥 네 개가 짧은 나무 기둥을 받쳐 지붕을 올린 독특한 모습입니다. 기둥 위에 걸린 현판들도 눈여겨보세요. 일주문 가운데 손꼽히는 걸작으로 평가받아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대웅전(보물): 석가모니불을 모신 범어사의 중심 법당입니다. 임진왜란 뒤인 17세기에 다시 지어진 조선 중기 건물로, 화려하면서도 정교한 공포(지붕을 받치는 짜임)와 내부 장식이 볼거리예요.
삼층석탑(보물): 대웅전 앞마당에 서 있는 통일신라 시대의 석탑입니다. 아래 기단에 새긴 안상(코끼리 눈 모양 무늬)이 특징이며, 범어사가 신라 때부터 이어져 온 절임을 보여 줍니다.
등나무 군생지(천연기념물): 범어사 서쪽 계곡 일대에 수천 그루의 등나무가 자연적으로 무리 지어 자라는 곳으로, 예부터 '등나무 구름이 낀 골짜기'라는 뜻의 등운곡(藤雲谷)이라 불렸습니다. 4월 하순~5월 초 등꽃이 필 무렵 특히 아름다워요.
🎨 처마 아래 단청과 기와지붕 골목
범어사를 걸으며 고개를 들어 보세요. 전각 처마 아래를 빼곡히 채운 단청은 초록·붉은색·노란색이 어우러진 꽃무늬와 기하학 무늬로, 가까이서 보면 그 섬세함에 놀라게 됩니다.

전각과 전각 사이로 난 좁은 길도 범어사의 매력입니다. 붉은 판벽과 연꽃무늬 막새기와가 줄지어 이어지고, 그 끝으로 멀리 산 능선이 보여요. 스님들이 생활하는 공간과 가까운 곳은 조용히 지나가 주세요.

🏮 부처님오신날 무렵의 연등 풍경
5월, 부처님오신날 즈음의 범어사는 경내 곳곳이 연등으로 물듭니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 위로는 분홍·노랑·파랑·빨강 연등이 하늘을 가릴 만큼 빼곡히 걸려, 마치 색색의 터널 아래를 걷는 것 같아요. 연등마다 매달린 이름표에는 저마다의 소원이 적혀 있습니다.

연등철 범어사를 사진에 담고 싶다면 해가 높이 뜬 낮 시간에 연등 아래에서 하늘을 향해 올려 찍어 보세요. 빛이 연등을 통과하며 색이 더 선명하게 살아납니다. 부처님오신날 당일과 전후 주말은 방문객이 아주 많으니 이른 오전이 여유롭습니다.
대웅전 아래 넓은 마당은 아예 연등이 지붕처럼 덮고 있었습니다. 줄지어 걸린 연등 사이로 걸어 들어가면 정면 계단 위로 전각이 보이고, 마당 한쪽에는 봉축 행사를 앞두고 무대와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 단풍나무와 대숲 사이 돌담길
전각 사이를 오가는 길도 놓치지 마세요. 둥근 돌을 박아 쌓은 돌담 위로 기와가 얹혀 있고, 그 위를 따라 색색의 원통형 연등이 길게 이어집니다. 머리 위로는 초록 단풍나무 잎이 그늘을 드리워, 초여름 햇살 아래에서도 시원하게 걸을 수 있어요.

조금 더 내려가면 한쪽으로 키 큰 대나무 숲이 이어집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댓잎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돌담을 따라 굽이진 연등 행렬이 아래 마당까지 이어져 걷는 내내 눈이 즐겁습니다. 가을에는 이 단풍나무들이 붉게 물들어 또 다른 풍경을 보여 준다고 해요.

🌸 돌담 아래 화단의 봄꽃
경내 돌담과 화단 곳곳에는 계절 꽃이 피어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합니다. 5월 하순에는 보랏빛과 흰빛이 어우러진 붓꽃이 한창이었어요.

바위 틈에서는 통통한 잎 사이로 진분홍 꽃을 피운 송엽국도 볼 수 있었습니다. 큰 전각만 보고 지나치기 쉽지만, 발밑의 작은 꽃까지 눈여겨보면 산사의 봄이 더 가까이 느껴집니다.

🍂 계절별 범어사
| 계절 | 볼거리 | 참고 |
|---|---|---|
| 봄 (4~5월) | 등나무 군생지 등꽃, 부처님오신날 연등, 화단의 봄꽃 | 연등철 주말은 매우 혼잡 |
| 여름 (6~8월) | 짙은 녹음과 계곡 물소리 | 계곡 주변 모기 대비 |
| 가을 (10~11월) | 경내 단풍과 금정산 억새·단풍 산행 | 단풍철 주차장 일찍 만차 |
| 겨울 (12~2월) | 한적한 산사 산책, 맑은 날 먼 산 조망 | 그늘진 돌계단 결빙 주의 |
🥾 금정산 고당봉까지 함께 걷기
범어사는 금정산 고당봉(801m)으로 오르는 대표 들머리이기도 합니다. 금정산은 2025년 10월 국립공원위원회 의결을 거쳐 우리나라 24번째 국립공원이 되었고, 2026년 3월부터 국립공원으로 관리되고 있어요. 도심 한가운데 있는 첫 '도심형 국립공원'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 코스 | 대략적인 시간 | 특징 |
|---|---|---|
| 범어사 → 북문 → 고당봉 | 편도 1시간~1시간 30분 안팎 | 가장 많이 걷는 길, 북문 일대에서 금정산성 성벽 |
| 고당봉 → 금샘 | 고당봉에서 왕복 20~30분 안팎 | 바위 위 샘, 범어사 이름 전설의 현장 |
| 북문 → 동문·산성마을 | 2시간 이상 | 금정산성 성벽을 따라 걷는 능선길 |
※ 시간은 걷는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국립공원 지정 뒤 일부 샛길이 폐쇄·정비되고 있으니, 정해진 탐방로를 이용하고 국립공원공단 안내를 확인하세요.
🚌 교통과 주차
- 지하철+버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에서 내려 인근 정류장에서 범어사 방면 시내버스(90번 등)를 타면 범어사 아래까지 갑니다.
- 걸어서: 범어사역에서 산길 방향으로 30~40분 정도 걸어 올라갈 수도 있어요. 오르막이 계속되니 편한 신발이 좋습니다.
- 자가용: 범어사 아래 주차장을 이용합니다. 주말·연등철·단풍철에는 일찍 차고, 진입로가 막히기 쉬워 대중교통이 편합니다.
🙏 사찰을 둘러볼 때의 예절
- 법당 안에서는 조용히, 예불·기도 중인 분들을 방해하지 마세요.
- 법당 내부 촬영은 삼가거나, 안내문에 따라 허락된 곳에서만 찍으세요.
- 법당 가운데 문(어간문)은 스님들이 쓰는 문이라 옆문으로 드나드는 것이 예의입니다.
- 스님들의 생활 공간(요사채) 쪽 출입 금지 표시가 있는 곳에는 들어가지 마세요.
- 노출이 심한 옷은 피하고, 반려동물 동반 여부는 미리 확인하세요.
❓ 자주 묻는 질문
Q. 범어사는 입장료가 있나요?
A. 2023년 5월부터 조계종 사찰의 문화유산 관람료가 면제되어, 범어사도 관람료 없이 둘러볼 수 있습니다. 주차장 이용 요금은 따로 확인하세요.
Q. 범어사를 둘러보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A. 산문에서 대웅전까지 경내만 보면 1시간~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등나무 군생지나 주변 암자까지 둘러보면 2~3시간을 잡으세요.
Q. 부처님오신날 연등은 언제까지 볼 수 있나요?
A. 보통 부처님오신날 몇 주 전부터 걸기 시작해 행사 뒤 한동안 이어지지만, 해마다 일정이 달라요. 방문 전에 범어사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범어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나요?
A. 범어사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입니다. 프로그램과 일정은 시기마다 다르니 템플스테이 공식 누리집이나 범어사에 문의하세요.
Q.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A. 경내는 돌계단이 많지만 천천히 오르면 무리가 없습니다. 버스를 타고 범어사 바로 아래까지 가면 걷는 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어요.
마무리하며
범어사는 금빛 물고기 전설이 깃든 이름, 돌기둥 일주문과 신라 석탑, 처마 아래 화려한 단청, 그리고 기와지붕 너머로 펼쳐지는 금정산 능선까지, 부산 도심 가까이에서 천 년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연등이 걸리는 5월에는 경내가 한층 화사해지니, 시간이 된다면 금정산 고당봉까지 이어 걸어 보세요. 🏮
이 글의 역사·문화유산 정보는 사찰 안내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교통·주차·행사 일정 등 운영 정보는 바뀔 수 있습니다. 방문 전에 범어사와 국립공원공단 안내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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