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한가운데 솟은 울릉도의 최고봉 성인봉(聖人峰)은 높이만 보면 1,000m가 안 되지만, 실제로 오르면 가파른 경사와 울창한 원시림, 거대한 화산 지형에 놀라게 되는 산입니다. 바닷가에서부터 걸어 올라야 해서 체감 난이도도 꽤 높아요.
이 글에서는 성인봉의 기본 정보와 높이 이야기, 화산이 만든 지형(나리 칼데라와 알봉), 물과 눈의 섬이 된 이유, 천연기념물 원시림, 등산 코스 비교, 교통·화장실·겨울 산행 팁을 정리했습니다.
📍 성인봉 기본 정보
| 항목 | 내용 |
|---|---|
| 위치 |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일원, 울릉도 한가운데 |
| 높이 | 986.7m(현재 공식 표기, 반올림 987m) |
| 성격 | 울릉도 최고봉, 나리 칼데라를 둘러싼 외륜산의 정점 |
| 지정 | 천연기념물 '울릉 성인봉 원시림', 산림청 100대 명산 |
| 대표 코스 | KBS울릉중계소 → 성인봉 → 나리분지 종주(약 7.7~8.7km, 4시간 20분~5시간 20분) |
성인봉 정상에서는 세 갈래 능선이 Y자 모양으로 뻗어 내려가요. 이 능선이 울릉군의 세 행정구역인 울릉읍·북면·서면의 경계이자 섬의 물길을 나누는 분수령 역할을 합니다.

왜 '성인산'이 아니라 '성인봉'일까
"울릉도에는 산이 없고 봉우리만 있다"는 말이 있어요. 울릉도는 깊은 동해 바닥에서 하나의 거대한 화산체로 솟아오른 섬이라, 섬 전체가 하나의 산이고 그 꼭대기 부분에 여러 봉우리가 솟아 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섬 안에 해발 700m가 넘는 봉우리가 15개 정도 모여 있어요.
바로 옆의 제2봉 우두봉(982m)은 정상에 큰 나무가 빽빽해 멀리서 보면 성인봉보다 높아 보이기도 합니다.
984m? 986.7m? 높이가 제각각인 이유
| 시기 | 기준 | 높이 |
|---|---|---|
| 2008년 이전 | 정상 동쪽 삼각점 | 983.6m(반올림 984m) |
| 2009년 이후 | 항공측량에 따른 표고점(정상 표지석 부근 포함) | 986.7m(반올림 987m) |
측량 기준점이 바뀌면서 높이가 달라졌고, 자료에 따라 983.6m, 984m, 986.5m, 986.7m, 987m가 섞여 쓰이고 있어요.
주요 봉우리 비교
| 봉우리 | 높이(m) | 특징 |
|---|---|---|
| 성인봉 | 986.7 | 울릉도 최고봉, 나리 칼데라 남쪽 외륜산 정점 |
| 우두봉 | 982 | 성인봉 옆 제2봉, 큰 나무 때문에 더 높아 보임 |
| 간두산 | 968 | 나리분지를 둘러싼 외륜산 봉우리 |
| 말잔등 | 961 | 성인봉 동북쪽 외륜산 능선, 겨울 잔설 지대 |
| 미륵산 | 901 안팎 | 나리분지 서쪽 외륜산 |
| 송곳산 | 약 611 | 끈적한 용암이 굳은 뾰족한 바위산 |
| 알봉 | 약 538 | 칼데라 안에서 나중에 솟은 봉우리 |
※ 일부 봉우리는 자료마다 높이가 조금씩 다르게 나옵니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
산의 모습이 성인(聖人)이 노니는 곳처럼 장엄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는 설과 함께, 두 가지 전설이 전해져요.
- 기우 설화: 오랜 가뭄 때 주민들이 성인봉 꼭대기를 파헤치자 비가 쏟아졌다는 이야기로, 이후 가뭄이 들면 성인봉 꼭대기를 파는 풍습이 생겼다고 합니다.
- 손녀를 지켜 준 백발노인: 산나물을 뜯다 길을 잃은 아이가 사흘 만에 발견됐는데, 백발의 노인이 돌봐 주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예요. 사람들은 그 노인을 산에 사는 성인이라 믿었다고 합니다. 안개가 잦아 길을 잃기 쉬운 성인봉의 기후와, 산나물에 기대 살던 옛 주민들의 삶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 화산이 빚은 성인봉·나리분지·알봉
바다 밑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화산
성인봉은 해발 986.7m지만, 깊은 바다 밑에서부터 솟아오른 화산이라 해저 바닥부터 재면 3,000m가 넘는 큰 화산체입니다.
| 단계 | 시기(대략) | 내용 |
|---|---|---|
| 해저 화산 | 수백만 년 전 이전 | 바다 밑에서 용암이 분출하며 화산체의 바탕을 만듦 |
| 육상 화산 | 약 270만 년 전 ~ 약 1만 년 전 | 해수면 위로 경사가 급한 종 모양 화산체가 완성됨 |
| 칼데라 형성 | 약 1만 년 전 전후 | 큰 폭발 뒤 화산 중심부가 무너져 나리 칼데라가 생김 |
| 알봉 분출 | 약 5천 년 전 무렵 | 칼데라 안에서 다시 용암이 솟아 알봉을 만듦 |
※ 연대는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제주도는 완만한데 울릉도는 왜 가파를까
비밀은 용암의 끈적임(점성) 차이에 있어요.
| 구분 | 제주도 | 울릉도 |
|---|---|---|
| 주된 암석 | 현무암 | 조면암, 포놀라이트 등 알칼리 화산암 |
| 용암 성질 | 묽어서 멀리 흐름 | 끈적해서 멀리 못 흐르고 빨리 굳음 |
| 지형 | 완만한 경사 | 깎아지른 해안 절벽과 뾰족한 봉우리 |
송곳산처럼 섬 가장자리의 뾰족한 바위산은 단단한 조면암·포놀라이트로 이뤄진 반면, 성인봉 정상부 일대에는 화산재와 부석이 굳은 응회암이 두껍게 덮여 있어요. 응회암은 풍화가 잘 돼 흙층이 두껍게 생겼고, 덕분에 바위섬 꼭대기에 울창한 원시림이 자랄 수 있었습니다.
외륜산–칼데라–알봉의 '이중 화산' 구조
성인봉은 꼭대기에 분화구가 있는 산이 아니라, 거대한 함몰 분지인 나리 칼데라를 병풍처럼 둘러싼 외륜산의 남쪽 최고봉이에요.
- 나리 칼데라: 화산 활동 말기에 여러 번 큰 폭발이 일어나 땅속 마그마가 빠져나가자 화산 중심부가 무너졌어요. 그렇게 성인봉 북쪽에 동서 약 1.5km, 남북 약 2km 크기의 분지가 생겼습니다.
- 알봉: 그 뒤 칼데라 바닥을 뚫고 용암이 다시 솟아 새알처럼 둥근 알봉이 만들어졌어요.
- 2단 분지: 알봉이 생기면서 분지는 높은 쪽의 알봉분지와 낮은 쪽의 나리분지로 나뉘었습니다. 나리분지는 울릉도에서 거의 유일하게 넓은 평지예요.
외륜산 안에 칼데라와 중앙 화구구(알봉)가 함께 있는 이 구조는 성인봉 전망대에서 한눈에 볼 수 있어 지질 명소로 꼽힙니다.
💧 물과 눈의 섬: 수리지질과 기후
나리분지에는 왜 물이 고이지 않을까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처럼 분화구에 물이 고이는 곳과 달리, 나리분지는 비와 눈이 많이 와도 호수가 되지 않고 농사를 짓는 평지가 됐어요. 비밀은 분지를 채운 두꺼운 부석층입니다. 구멍이 많은 부석은 물을 잘 통과시켜, 빗물과 눈 녹은 물을 땅속으로 흘려보내요.
성인봉 북쪽 계곡의 물은 나리분지 위쪽 신령수 부근을 지나며 땅속으로 스며들고, 지하로 흐르다가 북쪽 절벽 아래 추산 용출소에서 많은 양의 용천수로 솟아납니다. 이 물은 울릉도 주민들의 중요한 식수원으로 쓰여요.

눈과 안개가 많은 이유
울릉도는 난류의 영향을 받는 해양성 기후라 비교적 온화하지만, 한가운데 높은 성인봉이 있어 산 위의 날씨는 크게 달라요.
| 현상 | 이유와 특징 |
|---|---|
| 많은 눈 | 겨울 북서 계절풍이 따뜻한 동해에서 수증기를 머금고 산비탈을 타고 오르며 눈을 쏟아냄. 정상 부근은 2~3m 넘게 쌓이기도 함 |
| 잦은 안개 | 해발 600m 이상 원시림 지대는 1년 중 많은 날을 안개와 구름에 싸여 있음 |
| 습한 날씨 | 흐리거나 비·눈이 오는 날이 많아 연중 습함 |
🌲 천연기념물 '울릉 성인봉 원시림'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숲
성인봉 해발 600m 부근부터 정상 일대의 숲은 벌채나 간섭 없이 자연 그대로 유지된 숲으로, 1967년 천연기념물 '울릉 성인봉 원시림'으로 지정됐어요. 산림청도 이 일대를 유전자원보호림과 명품숲으로 정해 숲가꾸기 같은 인위적인 작업을 하지 않고 보전하고 있습니다. 성인봉 아래 알봉분지의 울릉국화와 섬백리향 군락도 천연기념물이고, 2012년에는 울릉군 전체가 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어요.

육지에서 보기 어려운 동식물
| 구분 | 주요 종 | 특징 |
|---|---|---|
| 큰 나무 | 너도밤나무, 우산고로쇠, 섬피나무, 섬단풍나무, 솔송나무, 마가목 | 한반도 육지에는 없는 너도밤나무가 숲의 주인 |
| 작은 나무 | 섬조릿대, 홍만병초, 다래 | 무거운 눈에도 휘어지며 견딤 |
| 풀·특산식물 | 섬말나리, 섬노루귀, 섬바디, 관중 | 울릉도 특산 식물이 많음 |
| 산나물 | 명이나물(산마늘), 삼나물, 부지갱이, 고비 | 지역의 중요한 먹거리이자 소득원 |
| 동물 | 흑비둘기(천연기념물) 등 산새, 울릉도하늘소 | 원시림에 기대 사는 동물들 |
섬말나리는 옛 개척민들이 먹을 것이 부족할 때 뿌리를 캐 먹던 식물로, 섬말나리가 많던 곳이라 '나리분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 등산 코스 비교
높이만 보고 얕보면 안 되는 이유
육지의 산은 등산로 입구가 이미 해발 수백 m인 경우가 많지만, 울릉도에서는 바닷가 가까이에서부터 올라야 해요. 그래서 실제로 오르는 높이가 해발고도와 거의 같아, 체감 난이도는 육지의 훨씬 높은 산에 가깝습니다. 지형이 가팔라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면 위험해요.
가장 많이 걷는 방법은 남쪽(KBS중계소·안평전·도동)에서 올라 정상을 거쳐 북쪽 나리분지로 내려가는 종주예요.
| 코스 | 경로 | 거리·시간 | 특징 |
|---|---|---|---|
| ① KBS중계소(대표) | KBS울릉중계소 → 팔각정 전망대 → 바람등대 → 헬기장 → 정상 | 편도 약 4.1km · 2시간 30분 | 초반 1시간 가파른 숲길, 팔각정부터 완만. 바다 전망 좋음 |
| ② 안평전(최단) | 안평전 주차장 → 관모봉 부근 → 바람등대 삼거리 → 정상 | 편도 약 2.7km · 1시간 30분 | 가장 빨리 오름, 숲이 울창해 전망은 적음 |
| ③ 대원사 | 도동 → 대원사 → 출렁다리 → 팔각정 → 정상 | 편도 약 4km · 3시간 | 항구에서 걸어서 출발, 로프 구간 있음 |
| ④ 나리분지(하산 추천) | 정상 → 성인정 → 신령수 → 나리분지 | 편도 약 4km · 하산 1시간 40분 | 1,500개 안팎의 데크 계단, 내려가는 길로 추천 |
| ⑤ 줄맨등·말잔등 | 저동 → 줄맨등 → 말잔등 → 정상 → KBS중계소 | 약 8km · 5시간 | 외륜산 능선을 걷는 긴 종주 |

① KBS중계소 코스
가장 많이 찾는 코스예요. 처음 1시간은 가파른 숲길이지만, 도동항과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팔각정 전망대를 지나면 완만한 흙길 능선이 이어집니다. 아름드리 나무가 많은 바람등대와 헬기장을 지나면 곧 정상이에요.
② 안평전 코스
높은 곳에 있는 안평전 주차장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가장 빨리 오를 수 있어요. 바람등대 삼거리에서 다른 코스와 만납니다. 낙석 위험 구간을 피하는 우회 등산로가 새로 만들어져 예전보다 안전해졌어요. 이 들머리까지는 버스가 다니지 않습니다.
③ 대원사 코스
여객선이 닿는 도동에서 바로 걸어 출발하는 코스예요. 중간에 경사가 급한 비탈을 가로지르는 구간이 있어 고정 로프를 잡고 지나야 하고, 데크 다리와 출렁다리를 건너 팔각정 아래에서 KBS 코스와 만납니다.

④ 나리분지 코스
정상에서 칼데라 안쪽 가파른 벽을 따라 나리분지로 내려가는 길이에요. 짧은 거리에 고도차가 몰려 있어 나무 데크 계단이 1,500개 안팎 이어집니다. 거꾸로 올라오면 힘이 많이 드니 내려가는 길로 쓰는 것을 추천해요.
계단을 다 내려오면 신령수 약수터가 나오고, 알봉분지의 울릉도 전통 가옥(투막집·너와집)과 울릉국화·섬백리향 군락을 둘러볼 수 있어요. 나리분지 마을에서는 산나물을 넣은 밥과 전 같은 향토 음식으로 산행을 마무리하기 좋습니다.

⑤ 줄맨등·말잔등 코스
저동에서 출발해 오르막이 계속되는 줄맨등을 지나 외륜산 능선 말잔등까지 오른 뒤, 성인봉을 거쳐 KBS중계소로 내려오는 긴 코스예요. 말잔등에서 여러 방향으로 갈림길이 있어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맞습니다.
🚕 교통·화장실·겨울 산행 팁
들머리 주차와 택시
| 항목 | 내용 |
|---|---|
| 주차 | KBS중계소 위쪽 주차장 약 10대, 안평전 주차장 약 20대로 좁아 주말·성수기엔 금방 참 |
| 택시 | 도동·저동에서 들머리까지 택시 이용이 편함(작성 시점 1만 원대) |
| 차량 회수 | 나리분지로 하산하면 차를 가지러 다시 넘어와야 해서 택시가 편리 |
하산 후 버스
나리분지에서는 북면 천부로 나가는 농어촌버스를 타면 돼요(약 15분). 하루 운행 횟수가 많지 않고 막차가 오후 6시 무렵이라, 늦어도 오후 5시쯤에는 하산을 마치도록 계획하세요. 시간표는 바뀔 수 있으니 울릉군 안내를 확인하세요.
화장실은 출발 전에
등산로 중간에는 화장실이 없어요. 출발 지점(KBS중계소, 안평전)과 하산 지점(신령수, 나리분지)에만 있으니 산에 들어가기 전에 꼭 다녀오세요. 성인봉과 나리분지의 지하수가 섬의 식수원이라는 점에서도 산을 깨끗하게 지켜야 합니다.
겨울(12~3월) 설산 산행
| 항목 | 내용 |
|---|---|
| 시기 | 1~2월은 눈이 가장 많이 쌓이는 시기, 3~4월 초에도 높은 곳엔 잔설 |
| 통제·결항 | 고지대 도로 통제와 여객선 결항이 잦아 출발 전 확인 필수 |
| 필수 장비 | 아이젠, 스패츠, 등산 스틱, 방풍·방한 의류, 여분 장갑과 양말 |
| 주의 | 폭설 직후에는 길이 뚫리기 전까지 산행이 어려울 수 있음 |
❓ 자주 묻는 질문
Q. 성인봉은 초보자도 오를 수 있나요?
A. 거리 자체는 길지 않지만 바닷가 가까이에서 출발해 오르는 높이가 크고 경사가 있어요.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안평전 코스로 오르고 같은 길로 내려오거나, 시간을 넉넉히 잡으세요.
Q. 어느 방향으로 종주하는 게 좋나요?
A. KBS중계소나 안평전에서 올라 나리분지로 내려가는 방향을 추천해요. 나리분지 쪽 계단이 매우 가팔라 내려가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Q. 정상에서 나리분지가 보이나요?
A. 날씨가 맑으면 정상 부근 전망대에서 외륜산과 나리분지, 알봉이 한눈에 보여요. 다만 안개가 잦아 볼 수 없는 날도 많습니다.
마무리하며
성인봉은 바다 밑에서 솟은 화산의 흔적, 칼데라와 알봉이 만든 이중 화산 구조, 천연기념물 원시림, 섬 전체를 살리는 지하수를 모두 품은 울릉도의 중심이에요. 배편과 날씨, 하산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자연을 아끼는 마음으로 정상에 올라 동해와 나리분지를 함께 내려다보세요. ⛰️
이 글의 높이·연대·교통·버스 정보는 공개 자료와 현지 안내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자료마다 차이가 있거나 바뀔 수 있습니다. 출발 전에 울릉군과 국립공원·산림청 안내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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